<리뷰>이언플럭스

 MTV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작품, 이언 플럭스는 꽤 볼만한 SF물입니다. 특히나 MTV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법 기대를 불러 모았던 작품이었습니다. MTV 스타일이라는 것은 80년대 후반 미국의 경제가 거품이 걷히기 전에 등장한 음악 케이블이 지향하는 바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화려한 색상과 현란한 편집 등을 특징으로 하죠. 자본주의의 대표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는 MTV의 영향력은 지금은 예전만큼 혁신적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젊은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MTV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늘상 썼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을 보면 이런 스타일이 얼마나 일반화 되었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언 플럭스는 일반화 되어 폭발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 하지만, 여전히 그 특이성을 부각시키기를 원하는 MTV의 바램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는 SF물과는 달리 이언 플럭스의 색감은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미래 세계의 불합리한 음모가 도사리는 인공적인 도시는 밝은 빛으로 둘러싸인 환경도시를 연상하게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움을 추구하는 MTV의 특징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면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밝고 화려한 미래 공간은 전통적인 디스토피아적 SF와는 상반된 이미지입니다. 

내용적인 면에서 살펴 보면, SF적 사실성을 갖추려면 과학적 근거 내지는 논리가 합리적으로 납득되어져야 합니다. 이언 플럭스는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는 중요하지 않으며 빈약한 편이지만, 그 빈 자리를 화려한 패션과 액션, 아이디어 넘치는 소품과 빠른 편집으로 MTV 다운 영화의 짜임새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복제 인간의 데이터를 싣고 공중을 부유하는 비행선은 신비로운 비단줄이 매달려 있습니다. 비쥬얼적으로나 스토리 상에 도움이 되는 줄이기는 하지만, 사실성을 생각해 보면 뜬금없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무장된 소품들은 과학적인 가능성 보다는 디자인적이고 화려함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들이 대체로 기발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좀 더 빨리 사라져 버리는 순발력 덕분에 분명히 지루함을 느끼지는 않을 겁니다.

SF를 보면서 사람들은 미래를 상상합니다. 이 단순한 명제에는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원초적인 욕구가 밑바탕이 됩니다.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상상할 여지가 별로 없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울 법도 한 영화, 이언 플럭스에 대한 얘기 였습니다.

by wawany | 2006/04/16 03:25 | movi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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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MG at 2009/06/10 15:20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영화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네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Commented by wawany at 2009/06/11 02:40
오래된 리뷰인데, 읽어봐줘서 고맙네요. 저도 영화 공부 하는 사람입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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